• “갑자기 머리가 핑 돌아요.”
  • “누워 있다가 일어나면 눈앞이 아득해져요.”
  • “주변이 빙글빙글 돌고 속이 메스꺼워요.”

어지럼증으로 진료실을 찾은 환자들이 자주 하는 이야기입니다. 어지럼증은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부터 몸이 붕 뜨는 듯한 느낌, 중심을 잡기 어렵고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느낌까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의학적으로 보면 어지럼증은 어떤 하나의 질환이라기보다는 ‘몸이 불안정하거나 움직이는 것처럼 느끼는 여러 증상’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이 가운데 자신이나 주변이 회전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어지럼증을 ‘현훈’이라고 하죠. 어지럼증을 빈혈과 연결하는 분들이 많은데, 빈혈은 어지럼증의 여러 원인 중 하나라고 봐야 합니다.

이처럼 어지럼증의 원인과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한의학적 치료에 앞서 어떤 형태의 어지럼증인지, 언제 어떤 상황에서 나타나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제가 어지럼증 환자의 초진에서 환자의 이야기를 자세히 듣는 이유입니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어지럼증은 귀 안에서 균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의 문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질환이 이석증,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 등이죠. 이석증은 머리의 위치를 바꿀 때 짧고 강한 회전성 어지럼증이 반복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메니에르병은 어지럼증과 함께 이명, 귀 먹먹함, 청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고, 전정신경염은 자세와 관계없이 심한 어지럼증이 비교적 오랫동안 지속되기도 합니다. 뇌혈관질환이나 다른 신경계 질환, 기립저혈압, 편두통, 심혈관계 문제, 약물의 영향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탈수와 수면 부족, 과로와 스트레스가 어지럼증의 발생이나 악화에 영향을 주기도 하죠.

하지만 여러 검사를 받아도 현재의 증상을 충분히 설명할 만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을 못 찾는데 어지럼증이 반복되니, 환자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갑자기 나타난 어지럼증, 원인은 갑자기가 아닐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어지럼증을 ‘현훈’의 범주에서 살펴봅니다. ‘현(眩)’은 눈앞이 캄캄하고 아득해지는 것을, ‘훈(暈)’은 자신이나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것을 의미하죠.

그런데 비슷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어지럼증이라도 한의학적으로 살펴보면 원인이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수분대사가 원활하지 않아 생기는 담음과 관련될 수도 있고, 스트레스와 긴장 같은 정서적인 요인이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기혈이 부족한 기허나 혈허, 노화와 허약에 따른 신허가 어지럼증의 배경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평소 체력과 회복력이 부족한 사람이 과로하거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어느 날 갑자기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요.
증상의 시작은 급성일 수 있지만, 그 배경에는 오래전부터 이어진 몸의 허약이나 불균형이 관련되어 있을 수 있는 것이죠. 여기서 말하는 ‘신허’는 해부학적인 신장 질환을 뜻하지 않습니다. 성장과 노화, 생식 기능과 회복력 등을 포괄하는 한의학적 개념입니다.

어지럼증 진료가 이야기에서 시작되는 이유

어지럼증은 환자가 느끼는 감각을 말로 설명해야 하는 증상입니다. 그래서 진료할 때 환자가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듣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예림한의원에서는 어지럼증 환자를 진료할 때 다음과 같은 내용을 충분히 듣고 확인합니다. 어지럼증이 처음 시작된 시점 주변이 도는지, 몸이 붕 뜨거나 휘청거리는지 한 번 시작되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눕거나 일어날 때, 고개를 돌릴 때 심해지는지 이명, 귀 먹먹함, 청력 저하가 동반되는지 두통, 구역감, 식은땀, 소화 불편이 있는지 최근 피로와 스트레스, 수면 상태는 어땠는지 복용 중인 약이나 과거 질환이 있는지

  • “어지럼증이 시작되기 전후로 어떤 일이 있었나요?”
  • “누워서 고개를 돌릴 때와 자리에서 일어날 때 중 언제 더 어지럽나요?”
  • “귀가 먹먹하거나 이명 소리가 함께 나타나지는 않나요?”

이런 질문을 이어가다 보면 검사 결과만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았던 어지럼증의 양상과 원인의 단서를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어지럼증 치료는 원인과 몸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검사에서 이석증이나 메니에르병, 기립저혈압 등 원인이 확인됐다면 해당 질환에 필요한 치료가 우선입니다.
예림한의원에서는 검사 결과와 기존 치료 내용도 함께 확인합니다. 이후 문진과 맥진, 복진, 설진 등을 통해 환자의 체질과 현재 몸의 상태를 살피고 침과 한약 등의 치료 방향을 정합니다. 침 치료는 어지럼증의 양상과 몸의 긴장 상태 등을 고려해 혈자리를 선택합니다. 한약 역시 담음, 기허, 혈허, 신허 등 어지럼증이 나타난 한의학적 원인과 환자의 체질, 연령과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르게 처방하죠. 같은 어지럼증이라고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치료를 적용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먼저 검사가 필요한 어지럼증도 있습니다

어지럼증과 함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얼굴이 처지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물체가 겹쳐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응급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갑작스러운 심한 두통과 구토, 걷기 어려울 정도의 균형장애가 동반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갑자기 청력이 떨어지면서 이명과 어지럼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도 이비인후과 검사를 먼저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림한의원은 어지럽다는 증상 하나만으로 치료의 방향을 정하지 않습니다. 환자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상황과 귀의 상태, 몸 전체의 변화를 함께 살펴 진료하겠습니다.